가끔 예술영화라고 하는데 뭐가 예술인지 모르겠다 싶은 영화가 있다. 하지만 이영화는 보고나면 이게 예술이구나 싶은 그런 느낌의 영화다.
영화는 고아로 자란 수녀 안나가 자신의 이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의 본명이 '이다'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모와 함께 부모의 행적을 따라 가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게 폴란드인에 의한 유대인 학살, 전쟁 후 공산당의 숙청, 종교의 문제같은 굵직하고 무거운 내용들이다.
하지만 영화는 마구 짓누르지 않는다. 요즘 영화에 비하면 거의 정사각형으로 느껴지는 1.37:1이라는 화면비율, 흑백으로 담담하게 담아낸 영상은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차분하게 담아낸다. 오래된 흑백사진을 좋아한다면 매우 아름답게 느껴질 영상이기도 하다.
또한 이다 역할의 아가타 트셰부호프스카는 연기라고 할 만한 느낌이 안 나고 그냥 너무 맑은 영혼의 느낌이다. 영화 내내 거의 어리둥절한(자기가 무슨 행동을 해야할지 모르는)표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이러한 무거운 주제들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감독은 일부러 신인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오락영화가 아니지만 큰 부담없이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다 보고나면 묘한 여운이 남는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과하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대사가 없다시피 하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여운이 남는다. 가끔 '내 영화는 예술이야! 예술적이지?'라고 강요하는 듯한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려봐도 이 영화는 예술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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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ie를 아는 사람은 한국에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아직도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우연히 노래를 듣고 마음에 들어서 종로에 음반을 사러 갔다(2000년대 초반이라 아직은 직구도 어렵고 음반구매는 종로에서 많이 했었다.). 자주 가던 가게(이 가게에서 Rhapsody of Fire의 Symphony Of The Enchanted Lands 음반을 추천받기도 했었다)에 혹시 Kittie의 음반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헬로키티?”라는 장난스런 대답과 함께 전혀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원래 사려던 음반은 스튜디오 데뷔 앨범인 Spit이었는데 도저히 구할 수 없었고 다음 앨범인 Oracle을 힘들게 구했다. Kittie의 초창기 앨범은 몇 곡이 귀에 꽂히기는 했지만 앨범이 통째로 마음에 들거나 하지는 않았고, 나도 그렇게 잊어갔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스포티파이에서 신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게 Fire다. Fire 앨범은 뭐랄까 90년대말~2000년대 초반 뉴 메탈이 아주 잘나가던 시기의 사운드 느낌이다. 이게 의외로 반가운 것이 뉴 메탈은 이런저런 요소들이 많이 섞여 있다보니 정작 그 시절 잘 나가던 밴드들은 대체로 초창기와 많이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Kittie는 데뷔 시절에는 강렬하긴 했지만 고등학생 밴드답게 노련한 느낌은 좀 부족했다. 그러던 밴드가 세련미를 갖추고 돌아왔다. 그 시절 사운드가 그리운데 그 시절에 발매된 음반만 듣기 지겨웠던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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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만화다. 남자 주인공 한명이 많은 여자 등장인물들과 얽히는 연애물을 하렘물이라 한다. 이러한 하렘물의 문제는 결국 주인공이 누구를 선택하든 하지않든 독자 입장에서는 아쉽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 고르면 녹정기의 위소보처럼 쓰레기 느낌이 나기 쉽다. 누군가 한 명을 고르면 그 선택이 납득이 가야한다. 대부분의 하렘물은 여자들이 모두 매력적이기에 진행에 따라 여주인공보다 다른 인물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그렇게되면 독자들은 선택을 납득할 수 없게 된다(대표적인 예가 신만이 아는 세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나는’은 완벽한 결말이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여주인공을 좋아했기에 다른 여자 등장인물들은 연애의 시련 또는 우정의 시험 정도일 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매력적이고 주인공을 좋아하는 마음도 이해되기에 전개가 지루하지 않다(기본적으로는 개그 만화라서 개그가 몰아치는 것도 한 몫 한다.).
만화책의 경우 인기가 있으면 억지로 분량을 늘리려 이상한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이 만화는 그런 것도 없다. 결말을 보고 난 후 다시 처음부터 보면 상당히 복선이 깔려있는데 그런 것을 보는 것도 재미다.
*여성 캐릭터의 노출이 많아 그런 것에 거부감이 많다면 권하지 않으나 노출도 개그라서 야한 느낌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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