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내용만 보면 상당히 종교적입니다. 어떤 특정 종교가 아니라 ‘신을 왜 믿는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그냥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물론 ‘파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신을 믿게 될 겁니다.’라는 영화 대사 덕택에 이 영화가 종교적인 영화가 아니라고는 말 못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내용에 대해 공감을 못 해도 영화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그런 주제에 대해 잘 풀어낸 것 보다 환상적인 화면과 표류하는 작은 배에서 호랑이와 인간이 함께 하게 된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에 있으니까요.
그러니 종교적인 내용이 거북하더라도 주인공인 파이가 표류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는 영화에 빠져들게 될 겁니다. 심지어 종교적인 내용은 영화에 녹아있는 것이지 사람들이 지루해지도록 마구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그다지 거북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냥 파이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고 호랑이와 함께 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조되는 것이 내용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 덕에 환상적인 바다의 풍경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함께하는 호랑이가 흔한 디즈니 영화의 호랑이(사람말도 잘 듣고 동물을 잡아먹는 장면도 안 나오는…)가 아니라서 표류하는 내내 주인공의 목숨이 위태로운 긴장감이 있어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블루레이에 관한 얘기>
- 제가 가진 블루레이는 2D+3D 합본인데 처음에는 2D로 보고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3D로 다시 봤습니다. 극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27인치 컴퓨터 모니터라면 2D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3D효과가 빛이 나는 순간도 있기는 하지만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장면 등에서 상당히 산만합니다. 그리고 3D는 특정 인물이나 대상을 부각시킬 때 특히 인상적으로 보이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는 화면이 전체적으로 환상적이라 3D가 딱히 나아보이지는 않습니다.
- 부가 영상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이 영화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세트장은 정말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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